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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작성일 : 2019-01-09 / 조회 : 4,942
[윤명철 교수] 고조선문명권 책 출간

 글쓴이 : 운영자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가 최근 출간한 고조선문명권을 발표했습니다. 

다음은 보도자료 내용을 게재합니다. 

 

왜 고조선문명권이어야 하는가?

 

문명이론의 관점에서 고조선사를 명쾌하게 제시한 최초의 고조선 통사이자 신문명론

터이론, 환류시스템이론, 동아지중해 모델 등과 해륙사관의 틀로 고조선문명권의 구

성 요소와 성립 조건을 밝혀 고조선문명론의 해답을 제시하다

한국 최초로 해양사라는 역사학 장르를 개척한 윤명철 교수가 해륙사관(海陸史觀)의 틀로

고조선문명권을 구축해 냈다(고조선문명총서 4권). 저자는 문명권의 구성 요소를 일일이 분석

하고 유동적이고 환류적인 시스템으로 고조선문명권을 정립함으로써 고조선=문명이라는 등식

에 회의적인 시각을 일거에 뒤집는다. 그의 이론은 전에 없던 새로운 문명론이자 지금까지 고

조선사에 접근해 왔던 기존의 방식을 타파하는 혁명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또한 고조선문명권의 자연․인문환경을 미시적으로 분석하고 성립과 흥망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동아시아 고대인들의 활동 공간이었던 유라시아사로도 지견을 확대시켜 줄뿐만

아니라, 고조선의 후예인 부여, 고구려사를 새로 읽고 다시 보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신개념과 이론으로 기존 문명론의 틀을 혁명적으로 타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4대문명론이나 중화주의는 1극이나 다극과 같은 중심을 설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서로 다른 위상과 역할의 여러 핵들이 모인 다핵(多核) 체계이자 유동적인 구

조로서 동아시아문명을 제시한다. 유라시아라는 복합문화대, 혼합문명권에서 동아시아문명은

한국, 중국, 북방으로 구분되는 3핵체계이며, ‘1산(山) 2해(海) 3강론(江論)’에 입각하여 백두

산, 황해 중부 이북, 동해 중부 이북과 송화강계, 요하계, 대동강계가 고조선문명권의 핵심 공

간이 된다. 이러한 혁명적 발상은 기본적으로 역사와 문명 활동을 단선적이 아닌 네트워크 개

념으로 이해하는 유연한 사고와 기존의 좁은 틀의 한계를 간파하여 뛰어 넘는 거시적이고 종

합적인 안목이 결합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독자들은 문헌 또는 유물 분석에 치우쳐

왔던 획일적인 고대사 인식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고 중심에 가려져 왔던

주변사의 가치를 확인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해양에 눈을 돌리다: 해륙문명론에 입각한 새로운 고조선문명권

제5장부터 상술되는 고조선문명권의 해륙활동을 읽으면서도 이러한 낯설고도 신선한 경험은

이어진다. 저자는 ‘터 이론’, ‘동아지중해 모델’과 ‘해륙사관’이라는 학설을 바탕으로 고조선과

그 주변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육지와 해양이라는 유기적 시스템으로 파악, 고조선문명권은 해

륙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터 속에서 생성하고 발전해 왔다고 일갈한다. 고조선은 농경사회라고

획일적으로 이해해 왔던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뜨리는 것이다. 고조선문명의 주체가 농경형 인

간만이 아니라 초원형 인간(북부여), 평원형 인간(요동 및 요서), 삼림형 인간(동북만주), 그리

고 중앙정부에 귀속되지 않은 채로 정치력을 행사하고자 한 해양형 인간으로 구성된다는 지적

이나, 항구도시 가운데 강해(江海)도시가 교통망의 중핵이자 정보의 허브, 새로운 문화들의 교

류처로서 고조선문명권의 수도나 대도시였을 것이라는 추정 등을 접하면서 독자들은 고조선

사람들의 활동과 삶 하나하나가 새롭게 일깨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고조선문명권의 내적논리로서 고조선의 미학 조명

고조선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는 데 그들이 남긴 유물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문명권 성

립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내적논리(Internal logic)’를 들고, 추상적․사변적 존재로서 인간이 구현

한 사유 체계, 곧 세계관, 사회관, 역사관, 인간관 등으로 구성된 신앙과 사상, 문화 등이라고

정의 내린다. 이 내적논리 가운데 특히 고인돌은 그 상징성과 미학 측면에서 주목해 볼 만하

다. 고인돌은 하늘과 대지를 연결하는 제3의 존재로서 천지인을 표방하며, 그 본질적인 미는

장엄미, 웅장미, 감동미가 혼합된 것으로서, 거대한 크기뿐만 아니라 독특하고 역동적인 형태

와 입체성이 강한 표면에서 생명성을 강렬하게 뿜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돌이 지닌 영

원성이 우리 문화의 원형이자 정체성으로서 장구하게 이어지고 있는 고조선의 미학을 웅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인상적이다.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역사는 ‘생명’이며, 역사학은 ‘생명학’이다.”

이 책 곳곳에 나오는 이 말은 저자가 1982년부터 한민족의 정체성과 고대역사의 비밀을 파

헤치기 위해 때로는 발로, 때로는 배를 타고 유라시아 해륙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역사가로

서의 소명의식의 발로이다. 이러한 신조가 있었기에 이름 모를 고조선 사람들의 삶과 얼이 책

에 오롯이 담겨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가 2001년도쯤 만주 요동 대련시에 있는 강상고분을

직접 둘러보며 지은 시를 소개한다. 이 책으로 독자들도 저자가 치열하게 관철해 왔던 역사철

학의 메시지를 전달받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달빛(月光) -옛 조선의 고분

윤명철

앵돌아지게 쏘아대며

廻돌이하며 느긋하게 밤마중 하는

강물 위로 샛 노랑 살결 야살스레 부벼 댄다.

번지르르 떨리는 몸뚱이로 소름처럼 돋은 물방울들

엉겹결에

산바람 결에 올라 타

골짜길 끌어안고 날개 짓 한다.

덜 삭은 갈참 잎더미들이 구운 고구마

달디 단 냄새 피우며

으실으실한 가을날 애 저녁 맛나게 데우는데,

동산 동산 마다

한 가위 송편처럼 빚은 고분들 마을 이루고.

순장된 늙은 아비와 어린 딸의 다정한 쇠숟가락질 소리,

순장된 애부부가 빙그레 웃으며 무명 이부자리 펼치는 소리들이

장작불 연기처럼 피어올라.

역사로 뒤범벅된 산골​